놀면 뭐하니? 당근마켓 발품팔이 득템 후기



'당근거지가 되는 길은 어렵지 않았다!'




요며칠 한 2주간 열심히 당근을 캐낸(?) 결과, 몇 가지 아이템을 수확했습니다.
여기저기 발품을 좀 판 덕분에 전부터 갖고 싶었던 물건들 몇가지를 '득템' 했네요. 😄
물론 무료나눔 위주로 물건을 받았고 큰 돈 들인 건 없습니다.



1. 가봉 마네킹 : 무료나눔 받음


연식은 좀 있지만, 8호 사이즈에 스탠드 높낮이 조절도 잘 됩니다.
새 제품 시중가가 최소 15만~18만 (스탠드 포함) 정도하고, 중고시장에 올라오는 매물들은 파는 사람 마음대로 천차만별이죠. 상태에 따라 최대 10만원까지는 지출하겠다는 생각으로 일주일 간을 당근에 매복(?)하며 때를 기다렸는데, 타이밍 좋게 여의도까지 가서 무료로 잘 모셔왔지요.
스탠드 아랫부분에 '89... KIM..D..E'이라고 학번과 이름 비슷한 표기가 써 있는 것을 보니, 못해도 30년은 넘은 듯 한데 보관상태가 깨끗하고 꽤 양호합니다.

처음에 바퀴가 뻑뻑하게 잘 안 굴러가길래 자세히 보니, 바퀴 회전부위에 재봉실이 엉켜있어서 그런 거였네요. 네 바퀴 모두 분해해서 실밥, 이물질 제거하고 기름칠까지 하니까 부드럽게 잘 굴러다닙니다.
내년에 양장기능사 시험을 보려고 이것저것 준비물을 마련하고 있는데 잘 써 먹기를 기대합니다. 나름 애칭도 붙여줬어요.. '제시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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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원단 2마 : 무료나눔 받음



시원한 느낌의 부들부들한 원단 2마입니다.
상수동 홍대근처 좁은 골목길의 어느 악세사리 점에서 무료로 받아왔습니다.
내년 봄 우리 딸 원피스 치마 한 벌 만들어 줄 용도입니다.😅

원단 종류가 엄청 많았는데 그중에 마음에 드는거 딱 하나만(!) 가져가라고 해서, 부랴부랴 색감이랑 촉감 좋은 거 하나 골라서 서둘러 감사 인사를 하고 밖으로 나왔습니다.
급하게 서두른 이유는, 골목길이 좁아 주차를 좀 어정쩡하게 했고 시동도 켠 상태로 가게를 방문했던 터라 마음이 너무 급해서 천천히 둘러볼 여유가 없었어요.😭

상수동, 홍대쪽은 자차로는 처음 가봤는데 은근히 일방통행길도 많은데다가 골목길도 좁고 주차도 마땅치가 않아서, 자동차를 가져갈 만큼의 무겁거나 큰 물품은 웬만하면 거래를 포기하고 피해야겠어요. 도보나 자전거(?)가 딱 적당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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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인라인스케이트, 보호대 : 무료나눔 받음



뚝섬유원지역에서 60대 중반 남자분께 무료로 나눔받은 인라인스케이트입니다.
스케이트 가방과 바퀴커버는 없습니다.
제품명을 검색해보니 '스콜피온'이라는 10년 이상된 모델이더라고요.
그동안 한 번도 타지 않은, 까지거나 긁힌 자국도 없는 완전 새제품입니다.
물론 보호대도 미사용 새제품입니다.

나눔주신 분이 젊었을 때(?) 자녀랑 같이 타려고 샀는데, 무서워서 한 번도 안 타셨다고 합니다. 받을 때보니 포장 비닐까지 그대로네요.
하필이면 약속날 비가 많이 와서 나눔 주시는 분도 이거 들고 밖에 나오시기가 불편하셨을텐데 정말 감사할 따름이죠. 무게도 좀 나가더라고요.
'지하철 환승 15분 제도'가 생기면서 지하철역사 밖의 출구까지 나가서 얼른 물건 받고, 다시 후다닥 지하철 게이트 안으로 다시 들어왔습니다.

당근에 어린이용 인라인은 매물이 엄청 많은데 비해, 제 발 사이즈(270)에 맞는 성인용 인라인스케이트는 매물이 거의 없을 정도로 구하기가 힘듭니다.

사실 뚝섬지역(광진구)은 제가 사는 동네도 아니고 회사 근처도 아니기에, 이 동네 물건은 당근으로 검색조차 할 수 없는데요, 방법은 지하철 5호선을 타고 이동하면서 군자역이나 광진구 지역을 지날 때 휴대폰 GPS를 켜고 동네인증을 받으면 됩니다. 그러면 그 즉시 내가 광진구에 살고 있는 것처럼 인식이 되고 그 동네 물건을 검색을 할 수가 있는거죠.
이 인라인도 그런 식의 편법(?)을 통해 찾았고 바로 연락을 해서 거래가 성사된 거였습니다.




저희 아이들이 인라인을 배운지 이제 1년 다 되가는데, 저하고 꼭 같이 타고싶다고 하도 졸라대서 어쩔 수 없이 인라인스케이트가 필요했는데, 왠지 비싼 돈 주고 새 제품을 사면 몇 번 타고 창고에 방치할 것만 같은 불길한(?) 예감이 들어, 일단 비용을 최소로 들이고 시작해 보기로 한 것이죠.
무료로 받았으니 몇 번 타보고 포기해도 그다지 아깝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괜히 타다가 넘어져 다치면 병원비가 더 나올라나.. 참고로 전 인라인 왕초보입니다. 아이들이 가르쳐주겠데요. 😅




4. 곡선성형 나무의자 : 3,000원 지출



서대문 문화체육회관 앞에서 거래한 중고 의자입니다.
물론 자동차로 갔지만 여기 올라가는 길 경사가 장난이 아니네요..

이번 당근 발품팔이 투어에서 유일하게 '3,000원'의 지출이 발생한 물건입니다.
제 방에 바퀴 달린 사무용 의자가 하나 있는데, 이게 은근히 자리도 많이 차지하고 불편할 때가 많더라고요.
제가 원하는 의자는..

① 바닥에 착 달라붙는 고정식 의자
② 학교 의자처럼 딱딱해서 적당한 긴장감(!)을 느낄 수 있는 수험생용 의자
③ 허리와 등을 편안하게 잘 받쳐주는 의자
④ 음료수를 흘려도 물티슈로 닦으면 끝 (패브릭 No!)
⑤ 한 손으로 쉽게 들 수 있는 가벼운 나무 의자 (원목 식탁의자 No!)

그렇게 찾다보니 '고주파 곡면 성형 의자'라는 제품을 알게되었는데, 가격대가 후덜덜~하더군요. 포기하고 차라리 그냥 진짜 '학교 의자'를 살까 고민하다가 당근에서 아래 디자인처럼 생긴 의자를 단돈 3천원에 팔길래 하나 사왔습니다.




학원에서 쓰던 의자 같은데 앉아보니 정말 편하기는 하네요. 제 몸에도 잘 맞고요.
다리에 소음방지 테니스공만 박아주면 의자 끄는 소리없이 집에서 무난히 쓸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내년부터 본격적인 자격증 시험 공부때문에 책상에 장시간 앉아 있을 시간이 많을텐데, 부디 제 엉덩이와 허리를 잘 받쳐주기를 기대합니다.😅




5. S모드자, 패턴용 나무자 : 무료나눔 받음



옷 패턴그릴 때 필요한 에스모드자와 곡선자입니다.
사실 이 두 개는 이미 집에 가지고 있는데, 무료로 나눔한다길래 받아왔어요.
예비로 하나씩 더 있으면 좋겠다 싶어서요.

거래장소가 도보로 회사 출퇴근하는 길에 있어서 '지나가는 길'에 시간만 맞으면 될 거라 생각하고 나눔을 신청했는데, 서로 시간이 안 맞더군요.
그래서 '문고리 거래'로 판매자 집 현관문 앞에 나둘테니 시간될 때 가져가기로 하고, 퇴근길에 사전에 알려준 주소지로 방문해서 픽업을 했습니다.




나눔주신 분의 과거 판매내역을 보니, 저랑 이것저것 취미생활이 비슷한 것 같아서 얼굴은 모르지만 왠지 반갑더라고요. 구매하고 싶은 물건도 몇 가지 있었는데, 다음날 급하게 외국으로 출국을 한다고 하니 나중에 기회가 된다면 직거래하면서 얼굴이라도 좀..😊 
아예 이민을 가시는 건가?.. 😂




6. 마이크, 헤드폰, 타스캠 등 1세트 : 무료나눔 받음



이번 당근 투어의 최대 수확입니다.
고성능 콘덴서 마이크, 모니터링용 헤드폰, 타스캠 오디오장비, 마이크 스탠드, 팝 스크린까지 모두 '무료나눔'!!??

지난 6~8월경 새 제품 구매 후 한 번도 안 썼다고 합니다. '작곡가의 미디가게'라는 온라인 스토어에서 구매한 인증화면까지 같이 올리셨는데, 처음에는 나눔한다는 분이 글을 잘못 올린건가 싶더군요. '싼 가격에 나눔한다'는 뜻이 아닐까??





구매내역을 보니, 타스캠 장비 17만원, 헤드폰 6만6천원, 콘덴서 마이크 14만원, 스탠드와 팝필터, 케이블 3만4천원.. 총 40만원 상당의 오디오 장비를 무료로 나눔한다니 믿기지가 않았죠. 그것도 사용감이 거의 없는 새 제품을요.
그래서인지 하루 전에 올라온 나눔 글임에도 조회수는 40이 넘어갔는데, 관심표시 하트(♥)와 채팅 건수가 하나도 없는 거에요.
보통 당근에서 '나눔'하면 개떼(?) 같이 몰려들어서 서로 받을려고 난리를 칠텐데요. 뭐지??

예전부터 '고급 헤드폰' 하나 정도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은 하고 있었는데, 듣도보도 못한 콘덴서 마이크나 뭐하는 물건인지도 모르는 조그만 '타스캠'이라는 장비까지 준다고 하니, 일단 받아서 나쁠 건 없다는 생각에 채팅 신청을 하고 약속을 잡았습니다. 
진짜 무료나눔 맞느냐는 문의는 일부러 하지 않았어요. 
혹시나 괜히 나눔 주시는 분 마음이 바뀔까봐..😅

괜한 걱정이었나봅니다.
여성분께서 사진에 있는 오디오 장비 모두를 그냥 건네주시는데, 한편으로는 제가 왠지 미안한 마음까지 들더라고요. 남 개인 사정 물어보는 것도 예의가 아닌 것 같아서 감사하다는 인사만 여러차례 드리고 물건을 가져왔습니다. 
과거 판매내역을 보니 키보드 건반, 기타까지 무료나눔 하셨던데, 뮤지션(?)의 꿈을 포기하신 건지 나름 이런저런 안타까운(?) 상상을 해보기도 합니다.




헤드폰은 평상시 음악감상 할 때라도 쓰면 되는데, 콘덴서 마이크와 타스캠이라는  장비를 내가 과연 쓸 일이 있을까 싶네요. 인터넷 유튜브 방송이나 실제로 보컬 트레이닝을 한다면 모를까요. 저한테는 돼지 목에 진주 목걸이인 샘이죠. 😄

헤드폰도 모니터링용이라서 그런지 케이블 길이도 엄청 기네요. 2미터는 되는지라 집 안에서만 사용해야 할 듯 합니다. 강아지가 입질을 했는지 케이블 중간중간에 개 이빨에 씹힌 자국이 좀 있기는 한데 피복이 심하게 까지거나 찢어진 곳은 없고 음악소리도 끊김없이 잘 나오네요.

기존의 싸구려 헤드폰으로 음악감상을 하다가 장비를 좋은 걸로 바꾸니 귀가 참 즐겁네요~! 
신세계입니다. 😍 저 이래봬도 막귀는 아닌가봐요~! 
AKG-K52 모델이 이쪽 계열에서는 제일 급이 낮다는데, 이보다 더 윗급은 더 소리가 얼마나 더 좋을지 상상이 안 가네요.




타스캠 오디오인터페이스 장비도 손 때 없이 깨끗한 매우 상태입니다. 스크래치 하나 없네요.
컴퓨터와 USB 케이블로 연결해보니 전원도 잘 들어옵니다. 
오디오 스피커로 인식을 하는 것을 보니 작동은 잘 되는 것 같은데, 별도의 소프트웨어를 컴퓨터에 설치해야 하나봐요. 아~ 몰라몰라!!
사용법은 차차 공부를 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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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뜩 휴대폰으로 계속 당근 어플만 들여다보고 있는 제 모습을 자각할 때 쯤..

'무료', '나눔', '무나' 라는 단어를 계속 검색하며 점점 '당근거지'가 돼가고 있는 제 모습을 보니 한편으로는 한심하다는 생각도 듭니다.

제 휴대폰 데이터는 무제한이 아닌데요, 벌써 한 달 용량의 70% 이상을 사용했습니다. 이제 겨우 이번 달의 12일이 지났는데 말이죠. 
모두 당근 앱을 사용하면서 소모된 것입니다.
당근거지를 뛰어 넘어서 이제 '데이터거지'까지 되는 순간이네요.😭

당분간 필요한 물건들은 어느정도 확보했으니, 이제 불필요한 키워드 알림은 모두 해제시키고, 제가 현재 당근에서 팔고 있는, 앞으로 판매할 물건들 위주로 최소한의 당근 생활만을 해야겠어요. 


'미니멀리즘'한 생활은 언제쯤 할 수 있을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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