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날을 맞아 아이들과 무창포 여행을 갔다가 근처 보령에 있는 석탄박물관에 잠시 들렀습니다. 박물관의 지하갱도 관람 중에 탄광작업장의 금기사항이 적힌 안전(?) 게시판이 있어 사진에 담아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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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퇴근하는 광부들, 그들이 지키고자 했던 금기
1. 출근할 때는 다녀오겠다는 인사를 하지 않는다.
2. 출근하려고 집을 떠날 때는 뒤를 돌아보지 않는다.
3. 흉몽을 꾸면 출근하지 않는다.
4. 탄광일 나가기 전에는 꿈 얘기를 하지 않는다.
5. 여자가 그릇(접시)을 깨면 출근하지 않는다.
6. 출근할 때 머리 위로 까마귀가 지나가면 재수가 없다.
7. 부부싸움 후에 갱내에 들어가지 않는다.
8. (신이나 불교를 믿는 광부) 개고기를 먹고 입갱하지 않는다.
9. 아침밥을 먹을 때 밥그릇이 엎어지면 출근하지 않는다.
10. 퇴근 후 막걸리를 마시지 않으면 규폐에 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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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탄광촌 주민들의 특별한 금기
1. 도시락에 밥을 담을 때 4주걱을 담지 않는다.
2. 도시락 보자기는 파란색과 붉은색 외에는 사용하지 않는다.
3. 부엌에서 여자가 큰소리를 내면 재수가 없다.
4. 사택에서 숫자 4를 사용하지 않는다.
5. 광부의 어깨를 짚으면 재수가 없다.
6. 광부의 옷 위에 남의 옷을 걸치면 재수가 없다.
7. 사택에서 여자가 밤에 울면 집이 망한다.
8. 출근하는 앞길을 여자가 가로지르지 않는다.
9. 구정물을 출근하는 사람 앞에서 버리지 않는다.
10. 출근하기 전 여자가 방문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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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탄광 작업장에서 지켜야 했던 금기
1. 입갱하다가 옷이 걸려 찢어지면 되돌아 나온다.
2. 입경할 때 뒤돌아보지 않는다.
3. 갱내에서는 휘파람을 불지 않는다.
4. 갱내에서는 큰소리를 내지 않는다.
5. 갱내에서 남의 작업도구를 빌리지 않는다.
6. 갱내에서는 담배를 피우지 않는다.
7. 갱내 작업장에는 4자를 붙이지 않는다.
8. 죽은 혼을 내보내기 전에는 작업하지 않는다.
9. 갱내에서는 죽음과 관련된 단어를 입 밖으로 꺼내지 않는다.
10. 갱내에서는 쥐를 잡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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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안전 법령상의 안전작업 수칙과는 다소 거리가 먼 '미신'같은 금기사항이지만, 그당시 광부들의 '운'에 대한 믿음과 안전사고를 막기위한 신념 만큼은 지금보다 더 간절했던 것 같습니다.
안전법이 아무리 강화되고 불법을 저지른 관련자들을 처벌하면 뭐하겠습니까. 안전을 '책'으로만 배운 사람들이 법을 만들다보니 항상 사고는 이미 일어났고,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꼴이지요.
'미신'보다 못한 '법'.. 결론은 각자도생 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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