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의 시작

[육아휴직종료 D-134]

3월의 둘째날..
아이들은 새 학기 등교를 시작하고, 징검다리 연휴를 끝낸 사람들은 저마다의 일터로 출근을 하는 분주한 아침.
저는 아침에 일어나 대충 세수를 하고 집 주변 공원으로 산책을 나갑니다. 누가 봐도 딱 백수 아저씨의 모습입니다.


하남미사 근린공원 '미사강변마루' 전망대


육아휴직도 이제 만 두 달이 되었습니다. 시간이 정말 빠르게 지나가네요. 산책을 하며 그동안 어떻게 지냈고 뭘 했는지 곰곰이 생각을 해봅니다. 처음 계획과 달리 중간에 흐지부지 된 일도 있고, 생각지도 못했던 잡일과 게으름으로 인해 자꾸만 계획이 뒤로 미뤄지는 일들도 있네요. 남은 4개월을 더 이상 이렇게 보낼 수 없다는 위기감이 듭니다.


미사강변마루 구리시 방면


코로나 확진자가 20만 명을 넘어가는 요즘 시기에 위험부담은 있지만, 이번 주부터 매주 토요일에 기술사 학원을 다니기로 했습니다. 물론 인터넷 강의도 있지만 온라인 강의 특성상 집중도 잘 안되고, 어영부영 시간관리가 잘 안 될 것 같아서 오프라인 학원을 다니기로 결심을 했죠. 스스로에게 '매주 토요일마다 학원에 가서 공부를 해야 한다'는 사명감(?)을 심어주면 일상생활 속에서도 뭔가 긴장을 유지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을 해봅니다. 6월 중순쯤 강의가 끝나는데 7월 초에 있을 기술사 시험을 일단 보고 2주 쉬었다가 복직을 하면 어느 정도 유의미한 시간을 보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뭐 시험 결과는 기대 안 해요. 경험 삼아 보는 거죠. ㅎㅎ 기사 자격증 시험처럼 단기간에 끝낼 만한 시험은 아니니까요. :)


화공안전기술사 학원 등록


아이들과는 일요일과 평일 오후, 저녁때 놀아주고, 아이들이 없는 오전과 이른 새벽 시간대, 자투리 시간 등 틈틈이 공부를 하면 적어도 하루에 5~6시간 정도는 기술사 공부에 집중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휴직을 안 하고 직장을 계속 다니고 있었다면 시간 부족으로 많이 힘들었을 테지만 어찌 보면 지금이 '기회'인 셈이지요. 그렇게 되면 이곳 블로그에 자격증 관련 포스팅을 올리는 주기도 좀 뜸해지지 않을까 예상을 해 봅니다.


미사강변마루 강동대교 방면


하지만, 계획은 어디까지나 계획일 뿐.. 무엇보다도 스스로의 의지가 가장 중요하겠죠. 예전에 다른 공부를 할 때도 느꼈지만 오직 '공부'에만 매달린 삶은 정말 무미건조하고 견디기가 힘듭니다. 가족들과 함께 여행도 다니고, 적당한 운동과 취미생활 등 수험기간 중 잠시 숨 쉴 수 있는 '작은 창문' 하나 정도는 뚫어놔도 나쁘지 않을 것 같습니다. 혹 누구는 '기술사 공부한다는 놈이 배부른 소리나 하고 있네..' 라며 혀를 찰지도 모르겠습니다만.. ㅎㅎ


미사강변마루 일출


인생은 아무도 모르는 거죠. 2년, 3년,, 시간만 질질 끌다가, 끝내 포기를 할지 어떨지는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지금부터 수년 뒤의 일을 생각하고 싶지도 않고요. 주어진 현실에서 '지금 이 시간'에 충실할 뿐입니다.


미사강변마루 북측공원 전경


단, 가까운 미래에 마음에 걸리는 일 한 가지가 있다면, 복직 후 가을에 있을 PSM 이행상태평가 수검이 되겠습니다. 회사의 친한 동료를 통해 듣자니, 제가 다시 복직할 날만 기다리고 있다는 소문이 들립니다. 7월에 복직해서 잘해야 준비기간 2~3개월인데 아주 가관입니다. 저는 솔직히 'M-'나 '재검' 폭탄이 회사에 한 번 떨어졌으면 좋겠습니다. 다 같이 자폭하는 거죠. 관리감독자나 직원들이나 다들 '안전' 알기를 얼마나 우습게 아는지.. ㅉㅉ


미사강변마루 서울-양양고속도로 방면


아.. 순간 안 좋은 감정이 치솟네요. 마음의 안정을 위해 회사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던 말던 당분간 잊고 살아야겠습니다. 일단 남은 휴직기간 동안 코로나 조심하면서 학원 잘 다니며 기술사 공부도 열심히 하고, 틈틈이 블로그에 글도 쓰고, 쉴 때는 푹 쉬고, 가정생활도 충실해야겠습니다. :)





※ 본 콘텐츠는 2022년 티스토리 '꿈:틀, 날갯짓'(ikevin.tistory.com) 블로그에 게시되었던 포스트를 이곳으로 이전하면서 새롭게 재구성하여 쓴 글입니다.

최초 게시일 : 2022년 3월 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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