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가 창궐하기 몇 년 전 일본 여행 가서 사 온 미니 탁상시계입니다. (가로×세로 크기 5cm) 크기가 작은만큼 건전지도 LR44 1개만 들어가는데요, 수명은 한 6개월 정도 가는 것 같습니다.
집에 아이들이 어렸을 때는 움직이는 장난감이나 멜로디 북 같은 것에 LR44 건전지가 많이 쓰여 한 번 구입할 때마다 대량으로 미리 사놨었는데요, 아이들이 크다 보니 자연스럽게 집안에서 LR44 건전지의 수요도 줄더군요.
어제 아침에 일어나보니 시계가 멈춰있길래 건전지를 교체하려고 건전지 보관함을 열어봤는데 AA나 AAA, CR2016, CR2032 같은 건전지의 재고는 넉넉한데 딱 LR44만 하나도 없는거에요.
6개월에 1개씩, 1년에 2개 정도 필요한 건데, 한 두 개만 주문하려니 택배비가 더 많이 나올 것 같고, (우편 무료배송도 있는데 그건 시간이 너무 많이 걸리죠) 그렇다고 여러 개를 미리 사놓기도 애매합니다. 자연방전 때문에 사용하지 않아도 시간이 지남에 따라 수명이 줄어들기 때문이죠. 그래서 푼돈이라도 아끼자라는 생각에 집에 있는 재료들을 최대한 활용해 보았습니다.
먼저 LR44 건전지의 전압이 궁금해서 인터넷 검색을 해보니 1.5V 더라고요. CR2016, 2032와 같은 배터리는 3V라서 사용이 불가하네요. 그래서 전압이 같은 AA나 AAA를 써야 하는데 여기저기 서랍을 뒤져보니 때마침 AA용 건전지 홀더 하나를 찾았습니다. AA 건전지 2개가 들어가는 건데 한쪽에 점퍼를 잡아서 1개로도 사용 가능하게 만들었어요.
그다음 건전지 홀더의 두 전선을 시계의 (+), (-) 단자에 연결을 해줍니다.
혹시 전선끼리 단락이 될지도 몰라서 건전지는 빼놓고 작업을 진행했어요.
핀셋으로 이리저리.. 무슨 외과 수술이라도 하는 것 같네요. ㅋㅋ
이번 수술(?)만 잘 되면, LR44와 AA 건전지의 크기만 단순 비교해도 수명이 대략 다섯배 이상으로 늘어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납땜은 따로 하지않고 각 단자에 전선을 묶어놓기만 했는데, 혹시 전선이 흔들려 접촉 불량이 되지 않도록 가죽끈을 둘둘 말아서 LR44과 같은 모양의 더미(dummy) 배터리를 만들어 꽉 끼워줬어요.
손으로 흔들어 보니 전선 매듭 부위가 유격이 없이 잘 고정 되었습니다.
이제 건전지 홀더에 AA 건전지를 조심스레 끼워봅니다.
'착.. 착.. 착..'
오~ 초침이 잘 움직이네요. 일단은 성공입니다. :)
현재 시각에 맞춰 시계바늘을 돌려주고요..
시계 밑으로 건전지 홀더와 전선이 주렁주렁~ 보기는 좀 그런데, 어차피 책상에만 놓고 볼 거라 크게 상관은 없네요.
다만, 건전지 종류가 바뀌었기 때문에 시계가 빨라지거나 느려지지는 않을런지 모르겠네요. 이건 아마 며칠 두고 보면 알 수 있겠지요.
이번 DIY를 통해 당분간 LR44 건전지를 새로 구매할 일은 없을 것 같습니다. 돈 몇 푼 아낀 셈이네요. :)
※ 본 콘텐츠는 2022년 티스토리 '꿈:틀, 날갯짓'(ikevin.tistory.com) 블로그에 게시되었던 포스트를 이곳으로 이전하면서 새롭게 재구성하여 쓴 글입니다.
최초 게시일 : 2022년 10월 1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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