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월요일에 복직원을 제출하러 잠시 회사에 다녀왔습니다. 요즘 같은 IT 세상에 아직도 수기결재를 받아 스캔을 떠서 그걸 다시 전자결재로 신청서를 올리다니.. 역시나 이놈의 회사는 아직도 멀었나 봅니다.
회사가 가까운 거리도 아닌데.. (대중교통 버스 왕복 5시간 반, 자가용 왕복 2시간 반)
이왕 가는 김에 미리 개인 짐도 갖다 놓고, 휴직 당시 겨울에 입었던 옷장 안의 겨울 작업복도 여름옷으로 싹 바꾸어 놓고 왔습니다. 다행히 제 자리는 안 빼고(?) 그대로 놔뒀네요. ㅎㅎ
6개월 간의 육아휴직이 드디어 이번 주에 끝나고, 다음 주 월요일부터 출근을 하네요. 원래 일하던 부서인 '안전' 파트로 복귀를 합니다. 10월에 PSM 수검인데 한 3개월만 더 쉴 걸.. 후회가 되네요.
길다면 긴, 짧다면 짧은 반년의 휴직기간.
오랜만에 회사에 가보니 반년을 쉬기는커녕, 한 일주일 정도 휴가 갔다 와서 출근한 기분입니다. 낯설지 않은 뭔가 아주 익숙한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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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개월 전 그 당시, 휴직을 시작할 때의 다짐과 수많은 계획들..
몸이 여기저기 아프다 보니 활동적인 건 많이 해보질 못했고, 자격증 공부도 결국 흐지부지 되고 말았네요. 허리가 아파서 의자에 오래 앉아있지를 못하니..
육아휴직이라고 아이들과 신나게 놀아 준 것도 아닌 것 같습니다. 아이들 학원 스케줄 때문에 저보다 더 바쁘게 지내더군요.
중간중간 아이들과 한 달에 한 번씩 경주, 강원도 고성, 단양, 보령, 속초, 제주도 여행을 다녀온 게 전부네요.
여행을 통해 즐거운 추억도 많이 쌓았지만 아쉬움도 큽니다. 아이들은 점점 커가는데 나는 점점 몸이 쇠약해져 늙어가니..ㅎㅎ
그래서 몸보신을 위해 큰 맘먹고 녹용이 들어간 비싼 한약도 한 재 먹었지요. 아직 효과는 모르겠습니다. 괜히 돈지랄한 건 아닌지.. ㅡ_ㅡ;;
현재는 몸 여기저기가 아팠던 원인을 발견해서 병원 다니며 약도 먹고 있고요, 몸 상태도 그나마 좋아져서 다행입니다.
한편으로는, 다 죽어가던 「꿈:틀, 날갯짓」 블로그를 다시 살려놓은 게 나름의 소확행이네요.
지난 약 5개월 동안 열심히 포스팅한 결과 방문자수도 좀 늘어났고, 블로그에 글 하나 쓰는 게 뭔가 대단한 일은 아니지만, 회사일 말고도 또 다른 제 할 일을 찾았다는 것에 나름 보람을 느낍니다. 게다가 소소한 수익도 얻을 수 있고요. 매일매일 돼지 저금통에 500원짜리 동전 하나씩 넣는 기분입니다. 티끌 모아 티끌이라지만 언젠가 우리 가족 치킨 두세 마리 정도는 사 먹을 수 있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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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앞으로 회사 퇴직 전까지 이런 장기간의 여유로운 휴식시간은 없을 듯합니다. 또다시 다람쥐 쳇바퀴 같은 일상에 묻혀, 무미건조한 직장생활과 장시간에 걸친 출퇴근에 몸과 정신이 지쳐 가겠지요. 아마 이 곳 블로그에 글쓰는 시간도 많이 부족해 질 듯 합니다.
걱정도 기대도 안 합니다.
그릇이 다 차면 비우고, 다 비우면 또 채우고, 가려우면 긁으면서 사는 거지요.
잠깐의 달콤한(?) 휴식을 마치며..
조용히 전쟁터로 돌아갈 준비를 시작해 봅니다.
※ 본 콘텐츠는 2022년 티스토리 '꿈:틀, 날갯짓'(ikevin.tistory.com) 블로그에 게시되었던 포스트를 이곳으로 이전하면서 새롭게 재구성하여 쓴 글입니다.
최초 게시일 : 2022년 7월 1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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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