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피의 번식을 막기위한 특단의 조치

구피의 종족번식에 대한 욕구.. 
나는 그리 반갑지가 않다!




딸 아이 생일날, 학교 같은 반 친구한테서 생일선물을 받았다며 구피 치어 10마리를 작은 플라스틱 컵에 담아 들고 왔네요. 약간의 물고기 밥(사료)과 함께요.
집 안에서 개나 고양이 등 털 날리는 가축은 키우지 않는다는 원칙은 있지만, 물고기는 어항 안에만 있으니 일단 그러려니 했습니다.
꼬물꼬물한 새끼 물고기들이 귀엽고 신기하기도 하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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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고기는 처음 키워보는지라 어항도 없었기에 임시로 페트병 옆구리를 잘라서 어항을 만들었어요. 컬러 매직펜으로 파랗게 바다색(?)도 칠해주고, 딸아이와 함께 초록색 수초도 몇 개 그리면서 나름 인테리어 공사도 했죠.😅




시간이 지나 구피들이 점점 커짐에 따라 페트병 어항이 비좁아 지는 것 같아서, 이참에 아예 제대로 된 어항을 하나 마련하기로 했습니다.

중고는 타이밍이라고 했던가요? 
당근나라 앱을 키고 어항 물품을 검색하는데, 아래 사진의 어항 세트를 1만5천원에 준다는 분이 있어서 바로 거래를 했습니다. 




조명은 집에 안 쓰는 LED 스탠드 하나 켜 놨고요, 
나중에 바닥에 까는 돌만 따로 구매해서 깔았습니다.
바닥에 깔린 물고기 똥이 너무 지져분해 보였는데 돌을 깔면 좀 났다고 하더군요. 
똥이 없는 건 아닌데, 눈에 잘 보이지 않도록 위장(?)을 한다는 것이죠. 😅

물고기들도 이제 좀 넓은 어항에서 자유롭게 살겠구나 생각도 잠시..
얘들이 좀 크더니 드디어 본능에 눈을 뜨기 시작합니다. 
바로 '종족 번식에 대한 욕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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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어항으로 옮긴 후 한 달 정도 지났을까.. 
수컷 한 두 마리가 암컷 한 마리를 정말 징글징글할 정도로 귀찮게 쫓아다니며 괴롭히기 시작합니다. 처음에는 서로 장난치는건가 싶었는데, 암컷을 한시도 쉬지 못하게 옆구리를 콕콕 찌르며 쫓아다니더군요. 암컷 앞에서 약올리듯 몸을 바르르~ 떨면서 구애 행동을 하면서요.

물고기들이 조용히 헤엄치는 어항을 보며 '물멍 힐링'을 느껴야하는데, 그 수컷 놈들의 집단 괴롭힘(?)에 보는 내내 속에서 열불이 치솟습니다. 
힐링은 커녕 우라통이!!
아유~ 이 XX들을 그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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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더니 결국은 수컷들이 사고(?)를 치고 말았네요.
어느 날 어항 바닥에 뭔가 작은 게 움직이길래 물고기 똥이 떠 다니나 했는데, 자세히 보니 구피 새끼가 태어난 거였네요. 그것도 5마리씩이나요!


기존 10마리 + 새끼 5마리 = 15마리..

'음.. 어항이 넓으니까 이 정도는 뭐...'


구피들은 자기 새끼도 잡아먹는다고 해서 치어들을 따로 떼어놓을까 하다가 일단은 그냥 냅두었습니다. 치어들도 헤엄치는 속도가 엄청 빨라서 설마 잡아 먹히겠나 싶었죠. 
지들도 살고 싶으면 죽어라 도망칠테니..

그런데, 그 후 새끼 5마리가 조금 자라나서 처음 몸집의 두배가 되었을 쯤, 어항 바닥에 또 뭔가가 꼬물꼬물 왔다갔다 합니다.
이번에는 새끼 7마리가 새로 태어났네요!


기존 10마리 + 새끼 5마리 + 또 새끼 7마리 = 22마리.. 

'음.. 이건 좀 아닌 것 같은데...'


6월 말에 처음 데려온 10마리의 구피가 2개월만에 22마리로 늘어났습니다.
마리 수가 2.2배로 늘어난 것이죠.

'이거 뭔가 상황이 안 좋게 돌아가고 있구나.. '

그제서야 사태의 심각성을 처음 깨달았습니다.
인터넷을 통해 구피에 대한 여러가지 정보를 찾게 되었고, 왕성한 번식력에 대해 알게 되었죠.

'새끼 몇 마리 잡아먹혀도 오히려 괜찮을 것 같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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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책을 세웁니다.
일단 암컷과 수컷을 분리하는 게 가장 시급한 일인 것 같았습니다.
어항을 또 하나 마련하기에는 공간적인 제약과 어항 관리의 어려움이 있어 포기하고, 대신 지금 있는 어항 안에 칸막이를 설치해 암수를 분리하기로 했습니다.

PVC재질의 빳빳한 투명 플라스틱 판을 어항 내부에 둥글게 구부려서 넣었어요.
플라스틱이 바깥쪽으로 펴지려는 성질이 있어서, 양 끝단이 어항 유리벽에 착 밀착이 되더군요. 중간에 작은 구멍을 여러 개 뚫어서 양쪽이 어느 정도 통수는 될 수 있도록 했습니다.




위에서 봤을 때, 왼쪽이 암컷과 새끼들의 공간, 오른쪽이 수컷 공간이에요.
수컷들이 아주 난리가 났습니다.
눈 앞에 암컷 구피가 지나가는데, 투명 벽에 가로막혀 가까이 다가가지도 못하고 코만 계속 박아대네요.
아주 쌤통입니다! 😁😂 
(왜 이렇게 수컷들을 미워하는지 나도 모름)
구피가 물 위로 점프를 해서 칸막이를 넘지 않는 한, 암컷과 수컷이 서로 만나는 건 불가능합니다.




이후, 처음 태어난 5마리의 새끼 중 3마리는 수컷으로 확인되어 바로 포획해서 오른쪽의 수컷 수용소(?)로 유배를 보냈고요, 나중에 태어난 7마리는 아직 어려서 성별확인 불가입니다.
지느러미가 빨간색으로 변하거나 꼬리 또는 옆구리에 검은색 반점이 생기는 순간 바로 잡아서 수컷쪽 공간으로 보내버릴 예정입니다.

나중에 물갈이나 어항 청소를 위해 구피들을 옮길 때도, 암수가 잠시라도 만나는 일이 절대로 없도록 해야겠죠.

구피의 수명이 평균 2년 정도라고 하니, 나중에 다 늙어죽고 최후의 수컷 1마리, 암컷 1마리만 남을 때까지 합사는 하지않는게 좋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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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그에 글을 쓰는 와중에 새끼 12마리가 또 태어났네요!!!

기존 22마리 + 새끼 12마리 = 34마리!

칸막이 설치 전에 이미 뱃속에 치어들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이젠 정말 두렵기까지 하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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