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틀전부터 냉장고 문에 있는 표시장치에 '┌ dH'라는 글자가 뜨면서 누름 버튼이 먹통입니다.
아무리 눌러도 반응이 없네요.
에러 표시인 것 같은데 냉장실, 냉동실은 모두 정상 작동을 하고 있습니다.
'H'라는 글자를 보니 'High'.. 뭔가 높다는 뜻(?)인지는 모르겠네요.
그냥 둘까하다가 버튼이 눌러지지 않으니 뭔가 조치는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희 집 냉장고는 신혼 때부터 쓰던 거라 10년은 훨씬 넘은 모델입니다.
모델명은 "R-T758CHHW"이고, 용량은 약 750 리터 정도 되네요.
한 7년전쯤인가.. 냉동실 벽에 자꾸 얼음이 어는 현상이 발생해 A/S 기사를 불러서 '에바(?)'라고 불리는 증발기 수리를 한 번 받은 적이 있고 그 이후 아무 탈 없이 잘 쓰고 있었죠.
〓
오래된 사용설명서를 찾아보니, 'dH' 에러코드에 대한 설명은 따로 없고 '제품에 정상적인 표시가 되지않으면 전원을 끄지 말고 즉시 서비스센터로 연락하라'는 글만 있습니다. 전원을 끄면 서비스 기사가 고장부분을 찾는데 많은 어려움이 있다고요.
냉장고 전원을 끄지마라고? ...
냉장고에 전원 ON/OFF 스위치가 따로 없어서, 전원 플러그를 한 번 뺐다가 꽂아볼까 했는데 저 문구 하나가 은근히 신경쓰입니다.
그럼에도불구하고..
냉장고 안의 냉기가 잘 유지되는 것을 보니 기계적인 문제는 없다는 판단이 들어서 전원 플러그를 빼보려고 하는데, 문제는 콘센트가 손이 안 닿는 냉장고 뒷편에 있어서 플러그를 빼려면 냉장고 전체를 앞으로 끌어당겨야 한다는 것이죠. 호텔방에 있는 조그만 냉장고도 아니고, 그러려면 냉장고를 다 비워야 하는데 이게 보통일이 아닙니다.
〓
그러다 문뜩, 두꺼비집(?).. '메인 전원차단기'가 생각이 났어요.
후다닥 달려가서 현관문 앞 차단기 커버를 열어보니 다행히도 냉장고 전용 차단기가 따로 있었네요. ㅎㅎ
차단기를 OFF 했다가 한 10초 후 다시 ON을 시켜봅니다.
'띠리딩~'하고 오~ 냉장고 표시가 다시 살아났어요~ ㅎㅎ
버튼도 잘 작동합니다!
수리완료(?!!)
괜히 생고생 할 뻔 했어요.
일단 이번에는 간단히 해결했는데 얼마나 갈지는 더 두고봐야 알 것 같습니다.
10년 넘게 사용하던 냉장고에 에러표시가 뜬다는 건..
'나 이제 조만간 갈 것 같다. 돈 준비해놔라...'
그런 살벌한(?) 경고장이 아닐까.. 무섭습니다. :)
〓
다음날..!!
하루 지나고나니 다시 똑같은 에러가 뜨네요..
에러코드를 인터넷에서 검색해보니, 제상관련 오류인 것 같은데 뭔가 이상이 있긴 있는 것 같습니다.
일단 기능에는 문제가 없으니 당장은 그냥 쓰기로 하고, 일단 A/S 접수를 하였습니다.
LG전자 출장 서비스 예약하기
〓
며칠 뒤..
A/S 방문예약 3시간 전.. 담당 A/S기사로부터 전화가 왔습니다.
〃
부품 재고가 없다.. 재생품도 없다.. 수리 불가하다!
새 제품으로 구매하시라.. 방문 취소하겠다..
〃
〃
그러면 이대로 계속 방치하면 어떻게 되죠?
〃
〃
제상이 안되면 장기적으로 냉동실 벽에 얼음이 생기고
냉동/냉장 성능이 떨어질 것이다.
그때까지 쓰다가 새 제품으로 교체하시든가..
원하면 근처 LG프라자 판매직원과 연결시켜줄께..
〃
〃
아.. 네.. 됐고요!
나중에 제가 알아서 구매할게요..
〃
이렇게 통화를 끝내고 A/S 신청은 취소처리 되었습니다.
결론은 "부품 없어서 못 고친다. 새 냉장고 사라!" 이겁니다.
정말 요즘은 자동차든 전자제품이든 제대로 고칠 줄 아는 '엔지니어(engineer)'는 없고, 단순 부품교체만 할 줄 아는 '기능공(craftsman)'만 있는 것 같아요.
뭐만 이상하면 고장 원인파악도 없이 무조건 부품 먼저 바꾸자고 하니..
혹시 저희 집과 같은 LG 'R-T758CHHW' 모델 쓰시는 분 계시면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부품이 없대요~
요즘 나오는 신상 냉장고도 똑같이 제상관련 기능이 있을텐데, 부품끼리 그렇게 서로 호환이 안 될까 싶습니다. 차라리 압축기가 고장났으면 그러려니 하겠는데, 온도퓨즈나 히터 문제로 냉장고를 통째로 바꿔야 한다니 좀 어의가 없긴 하네요.
새 냉장고 구매를 위해 오늘부터 적금하나 들어놔야겠습니다. ㅋㅋ
과연 냉장고가 앞으로 얼마나 버틸 수 있을지 모르겠네요.
오늘부터 날짜 카운팅 들어갑니다! 😥
〓
그 후 5개월이 지난 지금.. (23년 7월 현재)
3~4주를 주기로 'dH' 에러가 저절로 사라졌다가 다시 에러가 뜨기를 반복하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냉장/냉동 기능에 큰 문제가 생기것도 아니고, 그냥 지금까지 늘 그래왔던 것처럼 잘 돌아가고 있습니다.
이런 현상을 뭐라고 설명해야할지..
자가치유? 스스로 병 주고 약 주고?
아무튼 처음 'dH' 에러가 뜬 이후 지금까지 냉동실 벽에 얼음도 안 생기고, 별다른 이상은 없습니다요.
※ 본 콘텐츠는 2023년 티스토리 '꿈:틀, 날갯짓'(ikevin.tistory.com) 블로그에 게시되었던 포스트를 이곳으로 이전하면서 새롭게 재구성하여 쓴 글입니다.
최초 게시일 : 2023년 2월 5일
⚠
본 콘텐츠의 저작권은 「꿈:틀, 나르샤」에 있습니다.
아이디어 도용, 무단복제와 인용을 금합니다.
Tags:
일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