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마지막, 꿈꾸는 나방




공장 한쪽 구석에 나방 한마리가 앉아있다.
손에 들고 있던 볼펜으로 툭" 건드려본다.

아무 반응이 없다.
바짝 말라 죽어있다.

공장 안 밝은 불빛을 쫓아 들어왔다가 출구를 찾지 못해 이런 일을 당한 듯.
날개를 고이 접은 채,
한쪽 더듬이와 다리 몇 개가 떨어져 고스란히 옆에 놓여져있다.

부디 다음 생애에는
새가 되어 하늘 높이 훨훨 날아라..

삶의 마지막을 보내기에 이곳은 적당한 장소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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